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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앵커’ 포스터
    영화 ‘앵커’ 포스터

     

    '앵커'는 2022년에 개봉한 영화입니다. 재능 있는 배우 천우희와 신하균, 그리고 1980년대에 '햇살', '겨울 나그네', '사방지', '티켓'과 같은 명작을 남긴 이만희 감독의 딸 이혜영이 주연을 맡았습니다. 이렇게 괜찮은 라인업을 갖춘 영화였지만, 안타깝게도, 박스오피스는 전국적으로 17만 명의 관객을 모으는 데 그쳤습니다.

     

    독특한 소재로 작성한 스토리

    제가 좋아하는 미스터리 스틸러 장르입니다. 주인공 세라(천우희)는 앵커입니다.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직업인으로 9시 뉴스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어느 날 생방송 뉴스에 들어가기 직전, 그녀를 찾는 방송국에 전화가 걸려오고, 전화를 받고 있는 여자는 누군가 자신을 죽일 거라며 이미 딸을 죽였다고 말합니다. 처음에 진지하게 듣던 세라는 자신의 죽음을 지켜보고 은폐하고 싶다는 어이없는 말을 듣고 장난 전화라고 일축합니다. 전화 한 통과 관련된 사라는 과거에 유명한 앵커가 될 뻔했던 어머니의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그녀는 확실히 결혼을 했지만, 아이가 없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세라의 텔레비전을 주의 깊게 보고, 논평을 하고 훈계를 합니다. 그런 다음 어머니는 사라에게 그 전화가 제대로 나타날 기회라고 말하고, 사라는 전화를 받은 여성이 준 주소로 가서 두 개의 시신을 발견한 후 경찰에 전화를 겁니다. 화장실에서 죽은 5살짜리 아이와 목을 매단 아이의 어머니입니다. 이야기는 이렇게 살인으로 흘러갑니다. 사라는 그 장면을 직접 발견하고 보고하며, 그 장면을 생생하게 그리고 뉴스를 통해 검색 목록의 맨 위에 올립니다. 지금까지 세라 앵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어머니가 중요한 인물이라는 암시가 있었지만, 조금 뒤 신하균이 나타났습니다. 수상해 보이는 최인호라는 정신과 의사입니다. 세라가 발견한 여자의 죽음이 아이를 죽인 것으로 밝혀지고 잊히자, 세라는 어머니의 권유로 다시 현장을 찾아 자신과 같이 온 최인호를 만납니다. 인호는 죽은 여자를 담당하는 의사였습니다. 조사 결과 오래전 그에게서 상담을 받던 환자가 투신해 사망하고, 세라는 무언가 있는 줄 알고 그를 찾아갑니다. 인호는 최면 치료의 대가였고, 세라는 결국 현장에서 보지 못한 여자의 얼굴을 보기 위해 최면 치료를 받게 되고, 거대한 비밀을 드러냅니다.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전개

    110분짜리 영화인데 결론부터 얘기해 보시죠, 전반부가 상당히 흥미롭네요. 그리고 후반부의 이야기는 마치 음모에 내몰린 듯한 두서없는 이야기처럼 느껴집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사이코'에 대한 설정도 있고 해리성 장애에 대한 이야기도 있지만 조금 아쉽습니다. 이 영화가 정말 말이 되기 위해서는 초반에 자살을 한 모녀의 이야기가 세라와 많은 관련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건 우연일 뿐, 인호가 세라와 죽은 여자의 연결을 강요해서 생긴 결과입니다. 세라에게 특별히 전화를 걸 이유는 없고 오히려 그녀의 죽음이 세라와 관련이 있다는 설정을 바탕으로 이야기의 흐름이 만들어졌어야 하는데 왜 이런 황당한 결론을 내렸는지 모르겠습니다. 인호가 최면을 걸면서 나온 징후라면 당연히 세라가 발견한 시체는 자신을 부른 여자가 아니었습니다. 훨씬 더 그럴듯한 결론을 내릴 수 있었던 후반부에 두서없는 이야기를 합니다. 인호는 세라에게 최면을 걸어 집안에 있는 여인의 얼굴을 보라고 한 다음 세라의 밭과 지하실 문, 그리고 그녀에게 매달려 있는 시체를 보고 차마 얼굴을 보지 못했지만 이야기가 정당화되려면 그 시체가 세라의 어머니여야 했습니다. 즉 어머니의 매달려 있는 모습을 또 다른 모녀의 죽음으로 인식한 것입니다. 인호는 '그 여자 얼굴을 봤느냐, 못 봤는데 어떻게 그녀라고 생각하느냐'라고 말했습니다. 이 대사들은 죽은 여인이 전화를 건 여인이 아니라 세라의 어머니라는 뜻입니다. 그런 방향으로 설정되었어야 하는데, 진짜는 사라가 죽은 여자를 발견했고, 그 여자의 얼굴을 봤다면 그 여자는 엄마가 아닌 다른 사람이었고, 우연히 그녀처럼 매달린 시체를 보게 되어, 그저 "우연하게" 그것을 처리했다는 것입니다. 우연히 사라에게 전화를 걸었고, 마침 그 여자의 매달린 엄마가 매달려 있는 사라를 보게 되었는데, 그녀는 "우연하게" 사라와 같은 해리성 장애를 가지고 있었고, 전화를 걸었던 그 여자는 사라가 어렸을 때 우연히 비슷한 일을 했습니다. 즉, 사라에게 전화를 걸었던 그 여자가 우연히 그녀와의 관계에 관여하게 되었고, 그것에 대한 멋진 설명이 없었습니다.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영화 ‘앵커’

    그런 부족한 점을 너그럽게 받아들이면 개최 자체가 재미있습니다. 계속해서 흥미로운 사건들과 힌트들이 일어나고 있는데, 특히 신하균 씨가 출연한 부분부터 공포, 미스터리, 스릴러로 이야기가 재미를 더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젊고 세련된 앵커로 변신한 천우희 씨의 존재감이 정말 밝게 빛납니다. 비록 '한공주'를 통해 천우희 씨가 연기를 잘했다는 걸 감지하긴 했지만, '앵커'에서는 정말 빛나는 존재감을 보여줬습니다 감독은 한예종 시대 신인 정지연 감독입니다. 필모를 보면 2014년에 단편영화 '감기'가 만들어졌지만, 단편영화가 데뷔하는 데는 8년이 걸렸습니다. 이렇게 어렵게 데뷔해 정상적으로 흥행이 끝나고 소리 없이 사라지는 감독들이 많은 것이 한국 영화계의 현실입니다. 열 편은 고사하고 다섯 편을 넘기기도 힘듭니다. 안타깝게도 한 번 흥행에 실패하면 사라진 감독들이 많습니다. 21세기 한국영화는 각본과 연출력이 부족했지만 시나리오가 아쉬웠고, 각본과 연출을 겸한 한국영화가 점점 많아졌습니다. 작가와 감독만 평가할 수 없다는 황당한 인식이 있었고, 연출력과 각본이 떨어져 사라진 감독들도 많았습니다. 21세기 들어 한국 영화는 전문 시나리오 작가를 중심으로 영화를 연출해 역할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감독으로 데뷔한 뒤 잊히거나 사라지는 감독들을 너무 많이 배출했습니다. 한국에서는 리들리 스콧, 클린트 이스트우드, 우디 앨런 같은 영화를 일관성 있게 제작하는 감독들을 보기가 어려워졌습니다. 홍상수 같은 저예산 독립영화감독을 제외하고는 안타까운 현실입니다.